소리 없는 살인자, 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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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이 아니거나, 주변에 고혈압을 걸린 지인이 없다면 아래와 같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Q1. 고혈압이면 그냥 혈압이 조금 높은거 아닌가요? 심각한건 아닌거 같은데...

Q2. 고혈압에 무슨 약까지 먹고 귀찮게시리... 그냥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는거 아닌가?

Q3. 고혈압이면 약먹고 짠거 안먹으면 괜찮아지는거 아닌가요?

Q4. 고혈압은 암이나 질환인가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근거를 위해 대한고혈압학회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과 2024 FACT SHEET를 참고하였습니다.  

 

[목차]

1. 고혈압의 정의

2. 고혈압 현황

3. 고혈압 치료

4. 질문에 대한 답

 

 

1. 고혈압의 정의

고혈압( 高血壓 )

높을 고, 피 혈, 누를 압

말 그대로 피의 압력이 높다의 뜻을 가졌습니다.

 

혈압을 표현할 때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을 표현해 정상을 120/80 mmHg로 말합니다.

임상적으로 고혈압을 수축기혈압 140 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90 mmHg 이상을 뜻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하는 것은 그리고와 또는 입니다.

정상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20 미만과 이완기 혈압이 80 미만이어야 정상혈압으로 분류합니다.

고혈압에서 중요한 고혈압전단계를 보면 수축기혈압이 130-139(140미만)와 이완기혈압 80-89(90미만) 조건 중에서 하나만 만족해도 이 단계에 해당합니다. 

 

2. 고혈압 현황

 

고혈압에 걸린 사람이 얼마나 되냐에 대해 봐야겠습니다.

 

우리나라의 20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입니다.

총 1,300만 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20대 이상의 인구의 30%에 해당합니다.

 

고혈압이 있는데 이 중 알고 있는 사람(인지율)은 77%, 치료 받는 비율은 74%, 혈압이 잘 조절 되는 확률은 59%이며, 연령이 높을수록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이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고혈압 유병자 중 남성이 720만 명, 여성이 580만 명, 65세 이상이 580만 명을 차지합니다. (위에 숫자는 천명이 단위입니다.)

 

3. 고혈압 치료

 

고혈압 치료의 목적은 혈압을 조절하여 혈압 상승에 의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입니다.

혈압 임상연구 결과 수축기혈압을 10~20 mmHg 정도, 이완기혈압을 5~10 mmHg 정도 낮추면 뇌졸중은 30~40%, 허혈성 심질환은 15~20% 정도 감소한다고 합니다.

 

우선 혈압이 높게 측정된다고 무조건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료실 혈압이 높게 나왔다면 진료실 이외에 가정혈압이나 24시간 혈압을 통해 고혈압 유무를 정확히 진단해야합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 동 반질환, 고혈압 합병증 유무 등을 조사해야합니다.

혈압이 140/90 mmHg 이상이라면 약물 치료를 바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를 할 때에도 생활요법 개선 등의 비약물치료요법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목표 혈압을 정하여 최대한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을 너무 급하게 떨어뜨리것은 좋지 않고, 혈압이 안떨어지는 경우는 다른 약제를 써야하는지 의료진과 상의를 해야합니다.

 

1) 비약물치료 및 생활요법

건강한 식사습관, 운동, 금연, 절주. 고혈압 환자에게도 그리고 고혈압 전 환자에게 예방 목적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좋은 생 활습관은 고혈압약 한 개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록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아마 이 부분이 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소금 섭취 제한: 하루 소금 섭취를 6 g으로 제한
  • 체중감량: 체질량지수를 25 kg/m2 까지 감량
  • 절주: 하루 2잔 이하로 절주한다.
  • 운동: 혈압을 낮추기 위해 일주일에 5~7회, 한 번에 30분 이상 유산소운동(걷기, 뛰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 을 권고한다. 또 유산소 운동을 기본으로 하되 근력 운동도 같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 금연: 모든 흡연 환자에게 금연에 대한 조언 및 도움을 준다.
  • 건강한 식사: 채소, 과일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고, 탄수화물과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섬유소와 미네랄,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적절하게 포함된 식사 (채식위주의 식사를 유지하면 혈압이 떨어진다. DASH나 지중해식 시단도 좋다.)
  • 카페인 줄이기
  • 스트레스 줄이기

2) 약물 치료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는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거나 심뇌혈관질환 고위험인 환자들은 생활요법과 함께 약물 치료가 권장됩니다. 약은 보통 혈압 그 자체 보단 환자의 임상적인 특성과 동반 질환을 보고 정해집니다.

현재 일차 약제로 이용되는 고혈압약은 크게 5가지입니다.

  •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차단제)
  • 베타 차단제
  • 칼슘 차단제
  • 티아지드 또는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
  • 기타(루프이뇨제, 알도스테론길항제, 알파 차단제, 혈관 확장)

이들을 어느 약이 더 좋다라고 생각하면 안되고 부작용이나 환자의 특성에 따라 의사가 고혈압 약을 처방합니다.

 

단일 약제를 사용하였다가 단일 약제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약물을 병용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단일 약제의 용량을 증가할 수도 있으나 두가지 고혈압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혈압 조절 효과가 더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병용해야 더 좋은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나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ACE 억제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중 2개를 병용하면 비교적 좋은 결과를 보여 권장되긴 하나 여전히 주의해야합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체 고혈압 치료자 중 40%가 단일 제제로 치료받고 있으며, 44%가 2제 요법으로, 16%는 3제 이상의 병합요법으로 치료받고 있습니다. 약제에 따라서 보면 고혈압 치료자의 76%가 안지오텐신차단제, 62%가 칼슘통로차단제, 23%가 이뇨제, 15%가 베타차단제를 처방받고 있습니다. 

 

4. 질문에 대한 답

Q1. 고혈압이면 그냥 혈압이 조금 높은거 아닌가요? 심각한건 아닌거 같은데...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심장병, 뇌졸중, 신부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심장은 과부하로 인해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고, 뇌혈관 손상으로 중풍 위험도 커질 수 있습니다. 미리 혈압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듯 싶네요. 

Q2. 고혈압에 무슨 약까지 먹고 귀찮게시리... 그냥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는거 아닌가?

고혈압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절하지 않으면 혈관이 점점 더 약해지고, 심장마비, 뇌졸중, 신부전 같은 심각한 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약을 먹는 이유는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서 이런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만약 혈압이 약간 높은 정도라면 생활습관을 고치면서 조절할 수도 있지만, 이미 기준을 넘어선 경우엔 약이 꼭 필요할 수 있으니 처방받고 혈압을 떨어뜨려야합니다.

Q3. 고혈압이면 약먹고 짠거 안먹으면 괜찮아지는거 아닌가요?

식습관 개선이 고혈압 개선에 중요합니다. 물론 이것뿐 아니라 약물 치료도 하고 있다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혈압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합니다.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하루 10 g 정도로 추정되고 있고 이는  세계 보건 기구(WHO)에서 권고하는 하루 5g의 2배 정도입니다.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없긴 합니다. 그러나 소금 섭취가 증가하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으니 음식의 소금을 주의하는 것이 좋겠네요.

Q4. 고혈압은 암이나 질환인가요?

고혈압이 관상동맥질환 /심뇌혈관질환/ 뇌졸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유병률을 보면 혈압이 높으면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유병률이 상당히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혈압 자체는 질병이 아닙니다. 하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그게 병입니다. 마치 핵폭탄 하나를 잘 키우는 느낌입니다. 혈압을 자주 측정하고 높으면 병원을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그림 1
그림2

20·30대 고혈압 유병자는 89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36만 명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13만 명만이 지속적으로 치료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20·30대 고혈압 유병자의 인지율은 36%, 치료율은 35%, 조절률은 33%로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다른 연령대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두번째 관리수준별 고혈압 유병자수 변화를 보면 20-30대는 미인지가 대다수인걸 볼 수 있습니다.

 

아직 20-30대이면 혈압이 높더라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이가 40대, 50대를 지나면 서서히 심장이나 뇌,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늘의 결론은 이겁니다.

혈압 재는 기계가 있으면 한번 해보세요. 당신의 혈관이 힘들어하는 것을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혈압이 높게 나오면 기계가 이상한가 하지 마시고 병원을 가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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